posted by ok99 2022. 9. 5. 02:09
건락

삼국시대에 우유 섭취에 관한 문헌을 찾을 수 없으나, 일본의 자료에는 백제 제국의 복상이 왕실에서 국왕에게 우유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어 삼국시대에 한국에서도 우유를 섭취했다고 추정됩니다.

고려사에 고려 명종 때 연의대부 이순우의 상소문에 우유에 열을 가해 농축시킨 식품 '수'가 등장합니다.

고려 우왕 때는 우유를 공급하는 '유우소'가 설치되었고 조선시대에도 내의원에서 우유로 만든 '낙죽'에 관한 기록이 나옵니다.

70, 80세의 노인을 관리하던 기로소에서는 유락을 노인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이후 농우로부터 채취한 우유를 이용한 음식을 조선의 권력층에서는 계속 섭취하였습니다.

거락 이란 우유 중의 카세인을 응고, 발효시킨 식품이지만 옛날 우리 선조들은 약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건락은 대부분 소젖으로 만들지만 지역에 따라 양·물소·염소·순록·야크의 젖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크게 부드러운 연질건락, 반쯤 부드러운 반연질건락, 단단한 경질건락, 매우 단단한 완전경질건락, 부스러지는 것락 등으로 나눠집니다.

건락으로 만든 발효한약 환

건락으로 만든 발효한약 환과 분말

건락은 오늘 날 오래 발효한 치즈와 비슷합니다

건락은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상투에 숨겨서 가지고 다닐 만큼 귀했다고 합니다.

건락으로 만드는 타락죽

냉장고가 없던 옛날 사람들은 우유를 건락으로 만들어 보관해 건락을 끓여 타락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타락죽은 조선시대 임금님이 보양식으로 먹던 음식입니다. 얼마나 귀했는지 임금님도 아무 때나 먹지 못했으며 특별한 명절이나 몸이 아플 때 주로 궁중 내의원에서 만들어 진상해 먹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을 적은 《동국세시기》에 궁중에서 필요할 때 타락죽을 끓이는데, 특히 임금이 병이 났을 때 내의원 약국에서 타락죽을 진상했다고 나옵니다.

또 해마다 10월 그믐부터 정월까지 내의원에서 타락죽을 만들어 원로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먹는 음식인 타락죽을 만드는 곳도 주방이 아니었습니다. 궁중 병원인 내의원 약방에서 제조했으니 음식이 아니라 보약으로 여겼습니다.